성인 ADHD 의심

문득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왜 항상 2%가 부족할까?'

 

군대에서도, 직장에서도, 시험에서도 항상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너는 다 좋은데 항상 마무리가 안좋다', '긴장 좀 하고 살아라' 등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다가도 뭔가 하나 둘 빠져 있어서 타인에게 비난을 받곤 했다.

 

그리고 토익이나 학교 시험에서도 다 맞은것 같은데 가채점해보면

 

실수로 여러개 틀려 있어서 너무 분했다.

 

그 실수로 인해 지금까지 ETS에 얼마나 많은 돈을 바쳤는지 모르겠다.

 

토익학원을 다닐 때도 문장을 읽어나가며 독해를 하는데

 

방금 전에 읽고 해석한 문장이 기억이 안나 몇번이고 다시 읽어서

 

시간을 날려버린 적도 많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나는 정말로 책을 읽고 싶어서 샀는데

 

문장을 읽으면 그 전에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읽는 속도도 저하가 되고 

 

단 한장의 글을 읽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겨우 한 권 읽고 나면 무슨 내용의 이야기였는지 까먹었다.

 

독서를 취미로 하고 싶었지만 이처럼 괜히 시간만 날린 것 같아서 너무 허탈했다.

 

또한 독서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나 관심가지게 된 정보를 폰이나 인터넷에서 찾고 있으면

 

어느 새 하고 있던 독서는 생각도 안나고 엉뚱한 것만 보고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라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을 보다가 아동의 ADHD에 관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나랑은 전혀 관련 없다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후에 성인ADHD라는 것을 알게 되고 대략적인 증상을 보고

 

혹시 나도 ADHD가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증상은 주관적이지만 대략 이러했다.

 

1. 살면서 단 한번도 '무아지경'에 빠져본 적이 없다.

2. 버스나 알바하는 곳에 카드, 우산, 지갑, 휴대폰, 다른 소지품 등을 두고 온 적이 좀 있다.

3. 가족들에게 종종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곤 했다.

4. 우선순위를 두기 힘들다(여러개의 업무가 주어지면 뭘 뭔저 해야될지 선택하기가 어렵다)

5. 시험기간에 딴짓 하다가 전날이나 당일에 벼락치기를 자주 했다.

6. 질문을 다시 되물어본다(말귀를 잘 못알아듣는다)

7. 사회생활에서 눈치가 없다.

8. 면접 때 면접관이 방금 물어본 질문이 기억안나서 얼버무린적이 많다.

9. 일을 자주 미룬다.

10. 약간 수다스럽다.

 

이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있는데 내가 살면서 정말 불편하거나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하게 표시하였다.

 

실제로 정신과에서 진단 척도로 사용하는 DSM-5의 항목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부분이 일치했다.

 

[부주의]

   a. 흔히 세부적인 면에 대해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학업, 직업, 또는

      다른 활동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른다.

   b. 흔히 일 또는 놀이를 할 때 지속적인 주의집중에 어려움이 있다.

   c. 흔히 다른 사람이 직접적으로 말을 할 때 경청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d. 흔히 지시를 따르지 못하고, 학업, 잡일, 또는 직장에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e. 흔히 과업과 활동조직에 어려움이 있다.

   f. 흔히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하는 과업에의 참여를 피하고, 싫어하고, 저항한다.

   g. 흔히 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들을 분실한다.

   h. 흔히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진다.

   ⅰ. 흔히 일상 활동에서 잘 잊어버린다.

 

그래서 언젠가 병원을 가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일을 미루는 습관 때문에 쉽지가 않았고

 

올해 초에 가보려고 했으나

 

미루다가 저번 주에 길 가다가 병원에 들리게 되었다.